대평납

대애평납 : 봇치 더 락! (ぼっち・ざ・ろっく! Bocchi the rock!)

성문종합 2023. 3. 6. 01:11

대애평납은 '대~단한 애니 평론가 납셨네~' 의 줄임말입니다.
 
일본에서 대 화제! 2022년 마지막 분기, 제 마음을 뜨겁게 그리고 아리게 했던,
봇치 더 락! (ぼっち・ざ・ろっく! Bocchi the rock!) 에 대해 감히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스포일러 주의

- 당연하게도 봇치 더 락! 애니메이션과 원작 만화의 내용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자세히는 아니지만요.
하지만 라이브 장면은 핵심 장면이므로 애니를 보실 생각이라면 적어도 라이브 장면은 애니에서 직접 보고 오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이 애니를 알게 된 계기부터 얘기하자면, 사실 저는 대학 때 밴드 동아리를 했었는데요.
그 밴드 졸업생... 제 아래로 약 3~4년까지... 의 후배들이 같이 있는 톡방이 있습니다.
5화 방영 중 나온 'ギターと孤独と蒼い惑星' (기타와 고독과 푸른 별) 의 영상을 누군가가 그 톡방에 올렸습니다.
 
https://youtu.be/B7BxrAAXl94

나는, 나 같은 사람도, 나도 여기에 있다. 음악으로 외치는 봇치를 생각하며 가사를 들으면, 그 힘이 장난 아닙니다.

처음엔 흠... 뭐 좋긴 한데... 하는 심드렁한 반응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제목이 묘하게 신경 쓰여서 찾아보니...!
 
아시죠? 그 유튜브에서 자동으로 생성해서 올리는 그거.... 디폴트가 영어인지 제목이 영어로 나오던데...
전공 때문인가? 'Guitar, Loneliness and Blue Planet' 이라고 영어로 써놓으니까 더 있어 보여서 뭔가 끌리더군요.
그래서 애니를 보고...
 
...
 
아니? 이거....
엄청나게 재미있잖아...
 
 
 
그리고 가사를 보고...
 
...
 
아니? 이거....
무지하게 좋은 노래잖아...
 
 
 
 
솔직히 말하면 힙스터 정신 발동해서 좀 피했는데 (Fact one plate : 당시 봇치는 힙스터 픽이었다)
진짜 이런 버릇 좀 버려야 하는데요. 솔직히, 화제가 되는 작품은 이유가 있는 법이라 연재가 될 때 보는 게 좋습니다.
실시간 연재되는 작품을 볼 때만 느낄 수 있는 분위기가 있으니까요.
한 화 한 화 끝날 때마다 토론하고 얘기하고, 살아있는 그 느낌.
라이브가 별거냐 십덕에겐 이게 라이브다...
 
 
 
 
 
아무튼...
 
 

 
 
 
이 애니, 보면서 조금 힘들었던 부분도 있습니다.
흔히 봇치 타임이라고 얘기하는... 좀 지나치게 찐따스러운 순간...

인스타 얘기에 발작하는 봇치... 아니 너무 망가졌잖아요...

물론 애니스럽게 과장한 부분이 있지만, 너무 심한 장면이.
반은 공감, 반은 저렇게까지? 싶은 생각으로 봤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봇치의 시선에서 보여주니까, 보다보면 또 의외로 납득이 됩니다.
(박스 뒤집어쓰고 연주하는게 더 부끄러운 일 아닌가?)
 
 
 
 
 
 
하지만 납득하고 말고를 떠나서 정말 엄청나게 힘들었던 보기 부분은, 
스태리에서 기타와 고독과 푸른 행성을 라이브로 하는데, 긴장해서 그런가 엄청나게 세션이 흐트러지는 그 장면입니다.
 

연주에 관심을 보이지 않거나 자리를 비우는 관객들. 솔직히 저도 공연이 이러면 좀...

아... 이게 밴드를 했었다 보니까, 이 장면이 너무 보기 힘들더라구요.
전 드럼인데, 진짜 티가 엄청나게 나고 나중에 녹화한거 보면 아니 왜 이렇게 빨리 쳤냐... 싶고...
 
정말 보기 힘든 장면이었지만, 그 장면이 오히려 좋은 면도 있었습니다. 정말 사실적이구나, 잘 표현했구나 싶은 생각이.
하지만... 일부러 틀리게 녹음한것이지 않겠습니까... 악독하다........
 
 
 
 
그리고 이 난관을 극복하는, 봇치의 멋진 모습 일발 장전!
 
 
 
 
 
 
https://youtu.be/5tc14WHUoMw

이대로는 싫어! 이 4명이서, 함께 더 높은 곳으로...! 봇치의 기타 솔로 작렬...!

 
전설의 'あのバンド' (그 밴드) 등장....
가사도 제목도 직설적이어서 마음에 듭니다.
봇치도 멋있지만, 이 도입부 이후에 조명이 꺼지면서 자연스레 이어지는 드럼 사인... 그리고 베이스라인...
나머지 세션 멈추고 기타 리프 작렬....
 
 
보고 있자니 피가 끓는 느낌.
공연이 하고 싶어진다...
 
 
원래 마무리가 좋으면 뭐든 좋은 겁니다.
제가 공연할때도 그랬어요. 중간에 실수 좀 해도 괜찮음. 도입부랑 마무리가 좋으면 다들 좋게 기억해줍니다.
 
 
 

그러니까 앞으로도 계속 보여줘. 봇치 쨩의 록, 봇치 더 록을! 작품의 주제를 상기시키는 니지카의 인자한 미소.

 
 
 
 
 
우여곡절 끝에 라이브를 마무리하고, 이제 뭐가 나와야 할까요?
 
우미다ㅡ! 는 작품 주제상 좀 안 어울리고.
봇치는 싫어하겠지만 역시나 청춘의 하이라이트, 학교 문화제에서의 라이브죠.
 
또 다시 우여곡절 끝에 라이브에 나가게 됩니다.
 
 
 
 
 
 
 
그리고 전설의 12화....
 
 
2022년 12월 25일 방영이었고, 저는 생방송으로 12화를 감상했습니다. 아주 각별한 경험이었습니다.
봇치 더 락과 함께 정말 즐거운 크리스마스였습니다.
 
 
 
https://youtu.be/f4i6Pi2KQh0

언젠가 죽더라도, 몇번이라도, '이런 일도 있었지' 하며 웃을거야. 절대 잊지 않을거야, 이 순간을. 분명 신나는 노래인데, 어쩐지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드디어 왔다! 문화제 라이브!
첫 곡으로 손색이 없었던, 아주 신나는 리듬의 '忘れてやらない' (절대 잊지 않아).
그냥 듣자마자 몸이 들썩들썩 했었습니다.
가사가 조금 쉬운 편이어서? 어느 정도 들렸습니다.
라임도 좋았구요. 가사 너무 잘써~
 
그냥 이 노래의 모든 게 좋았던 것 같습니다.
 
시작을 알리는 드럼 스틱 마주치는 소리, 신나는 기타 리프, 키타의 미소와 박수, 박수치며 웃으며 즐기는 관객(학생)들,
드디어 라이브를 보게 된 봇치의 가족들, 문화제를 즐기는 학생들과 학교의 분위기까지.
 
그리고 기타 솔로 이후 후렴에서 보여주는 학교의 정경...
아, 마지막 화구나. 이제 끝이구나.
 
그리고 들려오는 가사.
 
 
절대 잊지 않을거야
언젠가 죽더라도, 몇번이라도
'이런 일도 있었지' 하며
웃을거야.
 
 
끝이 나더라도, 끝이 아니다.
절대 잊지 않겠다,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그런 다짐, 혹은 어쩌면 소망일지도 모르는 가사를 밝은 멜로디에 얹어 보냅니다.
 
 

수많은 사람들을 홀린 그 씬...

키타의 난카이닷테는 진짜 전설이다...
이츠카시누마데 난카이닷테
난카이닷테
난카이닷테
난카이닷테난카이닷테난카이닷테난카이닷테
난카이난카이난카이난카이난카이난카이난카이난카이난카이난카이난카이난카이난카이난카이난카이난카이난카이난카이난카이난카이난카이난카이난카이난카이난카이난카이난카이난카이난카이난카이
 
 
ㅈㅅ
 
 
해서, 나가는 것마저 큰 용기를 필요로 했던 문화제 라이브에서 성공적으로 첫 곡을 마친 결속밴드.
 
 
 
https://youtu.be/fJh5UeiULZs

실시간으로 봤던 12화의 하이라이트. 이 곡의 도입부는 정말, 끝내줍니다. 작살납니다. 듣자마자 입이 귀에 걸렸습니다. 하지만...

그리고 방점을 찍었던 노래. '星座になれたら' (별자리가 된다면).
그냥.... 도입부 듣자마자 무릎을 탁 칠 뻔했습니다. 실시간으로. 진짜.
이 노래의 세션은, 그냥 미쳤습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스타일이기도 하지만, 너무 맛깔납니다. 죽여줍니다. 작살납니다. 끝내줍니다.
 
 
하지만...
 
 
저는 일본어를 잘 모르니까, 당시에 곡의 가사를 정확하게 알아듣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들려오는 멜로디, 곡의 분위기와 다르게 가사는 뭔가 의미심장하다는 것을,
아주 약간이나마 알아들을 수 있었던 부분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내가 얼마나 눈부시더라도...' 였을까요, 키타의 솔로 직전 가사.
 
끝나자마자 가사 번역 찾아보고 역시나.
 
 
 
 
좋겠다 너는
모두에게 사랑받아서
아니야 나는
계속 혼자였는걸
 
이어진 실, 풀지 말아줘
내가 아무리 눈부시더라도
 
이어진 실, 풀지 않을 거야
네가 아무리 눈부시더라도
 
 
 
의미심장한 가사를 품은 채 노래는 끝이 나고, 함성소리와 함께 공연은 마무리됩니다.
 
그리고......
 

인싸녀석... 갑자기 마이크를 들이대면...! 안되겠소! 뜁시다!

 
봇치는 전설이다... 관객석으로 다이빙... 기절하고 끝...
아 봇치야... 비밀기지 라이브 막곡 때렸어야지 하...
 
 
 
 
 
 
 
이후, 라이브를 끝마친 뒤의 오묘한 감정들을 정리하며...
 
애니메이션은 끝이 납니다.
 
최종화의 마지막 부분은 도저히 뭐라 써 내려갈 엄두가 나지 않네요.
직접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부디!
 
 
 
 
 
 
 
 
 
 
 
 
...'결속 밴드' 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애니메이션의 내용은 원작 만화 2권 중후반쯤에서 끝이 납니다.
봇치 더 락! 은 그 내용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깊고, 진중합니다.
4컷 만화의 형식을 쓰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키라라 타임 연재라는 틀에도 불구하고, 이를 뚫고 나오는 힘이 있습니다.
음악에 관심이 있다면 더더욱 각별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입니다.
 
 
애니화가 잘 된 것은 맞지만, 애니메이션의 내용만으로 만족하고 끝내는 건 아쉽지 않을까요?
이 네 명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너무나도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어떤 이야기가 이어질지, 그들의 여정에 계속 함께 해 봅시다.
그러다 보면 애니메이션 2기도 나오지 않을지...!
사서 응원하자...!




'봇치 더 락!' 개인적으로 점수를 매기자면,
9.5/10 입니다.

다만 음악을 좋아하지 않으신다거나 혹은 밴드에 전혀 관심이 없다 하시는 분은 어려우실 수 있겠지만ㅡ
결속 밴드를 보며 이번 기회에 한번 친해져보심은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꼭 보세요!